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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을 보게 되었다. 결말에 대한 해석들이 엄청 많다고 하는 이 영화에 대해서 간단하게 줄거리부터 시작해서 결말에 대한 해석까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어른들의 사랑, 헤어질 결심 줄거리
바위산 정상에서 떨어져 사망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담당 형사인 해준(박해일)은 사망한 남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게 된다. 남편이 사망을 했지만 사망한 사실에 많이 놀라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해준은 서래를 의심하게 됩니다. 수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영 의심스러운 서래의 행동들은 해준이 그녀를 당연히 용의자라고 생각하게끔 할 정도로 이상했습니다. 그녀가 의심스러운 해준은 잠복수사를 하며 서래를 지켜봅니다. 잠복수사를 하면서 해준은 서래가 어떠한 삶을 살았고, 사망한 남편이 얼마나 나쁜 놈인지 알게 되었고 나중에는 서래의 알리바이가 입증되고, 서래의 남편 기도수의 자살 정황이 발견됩니다. 해준은 사건을 자살로 종결하고 마무리 짓게 됩니다. 사건은 종결이 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용의자로 의심했던 해준의 의심은 관심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마음 한편에 서래가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용의자와 형사로 만난 이 두 사람의 스토리는 과연 어떤 결말을 보여줄까요?
영화 속 상징과 은유
영화 속 장면들과 대사 속에는 여러 상징과 은유적인 표현들이 숨어있습니다. 해준의 몸에서 나는 담배 냄새를 맡는 해준의 아내 정안은 담배 냄새가 난다며 화를 냅니다. 사실 영화에서 보면 서래는 향수를 뿌리고 해준은 그 냄새를 맡는 장면이 나옵니다. 두 장면을 함께 다시 생각해 보면 정안은 담배 냄새와 함께 서래의 향수 냄새를 맡은 것이었습니다. 또한 "살인은 흡연과 같아서 처음만 어렵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렇게 바람이 담배로 치환되어 은유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는 반지와 수갑에도 각각 상징이 있습니다. 반지는 결혼의 증표이자 사랑의 증표이지만 서래에겐 족쇄였습니다. 해준의 반지도 자주 클로주업되는데 해준의 반지 역시 서래와의 사랑을 이룰 수 없게 하는 족쇄였습니다. 해준은 아내 정안이 떠나간 후에도 결혼반지를 차고 있는 모습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엔딩 시퀀스를 잘 보면 해준이 전화하는 장면에서는 반지를 끼고 있지만 해준이 풀어진 운동화 끈을 다시 묶는 장면에서는 반지가 빠져 있습니다. 즉, 운동화 끈을 묶는 이 장면은 해준이 반지를 뺄 결심을 하고, 정안과 헤어질 결심을 하고 서래와 사랑할 결심을 하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준과 서래가 수갑을 찬 장면에서는 수갑이 족쇄로 보이지 않고 사랑의 증표로 보입니다. 족쇄 같은 수갑은 강한 사랑의 힘으로 연결된 것 같이 보이고, 사랑의 증표인 결혼반지는 오히려 족쇄처럼 느껴집니다. 어떠한 물체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관념을 오히려 반대로 느껴지게 하는 연출을 보며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깊은 의미들에 대해서 감탄했습니다.
감정 변화에 중점을 둔 어른들의 사랑
용의자와 담당 형사로 만났던 두 사람 사이에 존재했던 의심은 어느 순간 점점 깊어져가면서 관심으로 변했고, 그 과정 속에서 보여주는 어른들의 사랑을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어른들의 사랑이라고 말하면 노출을 생각하고, 자극적인 장면들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통념을 깨버리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자극적인 사랑의 모습보다는 감정 변화 자체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사랑해'라고 입으로 내뱉어서 표현하는 방식이 아니어도 마음속 사랑이 전달되는 대사들과 해준과 서래의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겉으로 크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는 않지만 사소한 몸짓, 말투 등으로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 배우들의 연기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격정적이고 자극적인 사랑의 표현이 아니라 눈빛만으로도 사랑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 <헤어질 결심>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