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3. 2. 20.

<하울의 움직이는 성> 어느 누구도 포용하는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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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하울의 움직이는 성

 

지브리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 항상 나오는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맨날 말로만 듣고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보게 되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감독의 의도, OST, 등장인물들의 치유 과정을 함께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90세 할머니로 변한 소녀

아버지가 물려준 모자 가게에서 성실하게 일하고 있던 소녀, 소피는 늘 자신감이 없고 꿈 없이 살아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울적한 기분을 달랠 겸 동생을 만나러 가게 밖으로 나갑니다. 마을 길을 걷던 도중, 군인 두 명이 소피에게 접근합니다. 찝접대는 군인들로 인해 난처하게 된 상황 속에서 잘생긴 한 남자가 등장합니다. 그 남자는 마법으로 군인들을 그냥 돌려보내고 소피와 함께 다니며 평생 잊지 못할 산책을 추억으로 남겨줍니다. 하지만 그날 밤, 소피의 모자 가게에 황야의 마녀가 찾아옵니다. 마녀는 낮에 소피와 하울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걸 핑계로 소피를 90세 할머니로 만들어버리는 저주를 걸어버리고 떠나버립니다. 한순간에 할머니가 된 소피는 당황할만했지만 침착하게 행동을 합니다. 오히려 할머니로 변한 후 성격도 쾌활해지는 등 내면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너무나도 변해버린 모습 때문에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자고 결심한 소피는 먼 길을 떠납니다. 그러다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만나고 성으로 들어갑니다. 성에 들어가 성을 청소하던 소피는 성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성의 주인 하울을 처음으로 보게 됩니다. 그런데 하울이라는 성의 주인은 바로 마을에서 자신을 구해주고 함께 산책을 한 그 잘생긴 남자였습니다. 하울의 성에서 청소를 하면 살아가는 소피는 답답한 모자 가게보다 어쩌면 마음의 평안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아직도 저주에 풀리지 못해 할머니의 모습으로 있는 소피는 과연 하울의 움직이는 성 안에서 지내면서 저주를 풀 수 있을까요?

 

미야자키 감독의 의도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하울을 쫓는 황야의 마녀의 저주로 90세 할머니가 되는 판타지적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소녀가 등장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는 흔히 보지 못하는 놀라운 설정이죠. 하지만 겉모습과는 다르게 오히려 저주에 걸리기 전 소피의 모습은 늘 자신감도 없고 꿈 없이 모자 가게에 갇혀 살아갔습니다. 저주에 걸리고 90세 할머니의 모습으로 변한 소피는 예상치 못한 저주에 당황하지 않고 나이에 구애받지 않으며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혼자 모자 가게에서 모자를 만들고 있던 소피의 모습이 오히려 90대 같아 보이는 장면을 보면서 소피의 저주를 통해 외면이 아닌 내면의 중요성을 영화는 말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 대부분의 장면에서 소피는 어린 소녀의 모습이 아닌 할머니의 모습을 나옵니다. 영화 제작 당시 감독과 많은 지브리 제작긴들 사이에서는 이 부분에 대하여 충돌이 있었다고 합니다. 주인공인 소피의 모습을 영화 대부분에서 할머니의 모습으로 내보내야 하는 것에 있어서 서로 갈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야자키 감독은 여성을 예쁘고, 귀엽다 하는 것은 나이가 아닌 그녀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라고 주장하여 영화 속 소피의 모습은 대부분 90세 할머니로 등장하게 됩니다. 저주에 걸려 할머니가 되어버린 소피는 영화 중간에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합니다. 그 모습은 영화를 보는 전 연령대에게 용기를 전하는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와 너무나도 어울리는 OST

영화에 나오는 영화의 주제곡, 인생의 회전목마는 영화 곳곳에서 각 장면에 맞게 다양한 분위기로 편곡되어 연출됩니다. 영화 주제곡 제작 당시, 미야자키 감독은 음악감독인 히사이시 조에게 주제곡에 관하여 부탁을 합니다. "마법에 걸려 할머니로 변한 소녀 소피를 중심으로 작곡을 부탁해"라고. 이 부탁을 받은 음악감독은 소피를 표현하는 자유로운 바람의 느낌을 담으려 했다고 얘기했습니다. 현악기 중심의 왈츠풍 연주를 보여준 인생의 회전목마는 오케스트라 연주로 소리의 입체감을 주었는데요. 이러한 입체감이 영화 속 2D 인물들의 입체감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게 해주었습니다. 수많은 커버 연주와 편곡을 보여준 인생의 회전목마는 영화를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일등공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처받은 인물들의 화합과 치유

영화의 여주인공 소피는 등장인물들 하나하나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인물입니다. 하울의 성을 지키는 불의 정령 캘시퍼부터 자신을 저주에 걸리게 한 황야의 마녀, 그리고 흔한 남주인공들에 비해 현실을 피하고 스스로 본인을 고립시켜 숨기기에 바쁜 하울까지, 모두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본인을 포함해 주변의 인물들의 저주도 풀어주며, 전쟁도 멈추고 죽은 마음도 살려내는 기적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소피의 모습은 소피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이러한 기적의 모습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말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향한 진심 어린 사랑이 그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소피의 공감과 사랑을 바탕으로 상처받은 이들이 치유받고 하나가 되는 것처럼 우리도 누군가에게 진심을 담아 표현하고 사랑을 전하는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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